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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공기를 가르며 운동장을 달리는 소리, 그리고 몇 시간 뒤 강의실 맨 앞줄에서 무거운 눈꺼풀과 사투를 벌이는 실루엣. 화려한 프로 무대를 꿈꾸는 대학 축구선수들의 하루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고단하고 치열하다. 단순히 공만 잘 차면 되는 줄 알았던 과거와 달리, 이제 그들은 '학점'이라는 또 다른 승부처에서도 살아남아야 하거든.
도대체 그들은 어떻게 이 살인적인 일정을 소화해 내는 걸까? 겉으로는 건강해 보이지만 속은 타들어 가는 그들의 하루 루틴을 엿보고 나면, 아마 재테크 공부 힘들다고 징징댔던 내 모습이 조금 부끄러워질지도 모르겠다.
오전 9시: 그라운드 대신 강의실로 '출근'하는 에이스
작년 통계 기준으로 대학 축구선수들의 하루는 새벽 5시 반에서 6시 사이에 시작된다더라. 남들 다 잠든 시간에 1차 새벽 훈련을 마치고 땀만 대충 닦은 채 9시 수업에 맞춰 강의실로 향한다. C학점 미만이면 대회 출전이 제한되는 '최저학력제'가 도입된 이후로, 이들에게 수업은 '쉬는 시간'이 아니라 또 다른 서바이벌 현장이 되어버린 거였다.
나도 예전에 대학 축구부 친구한테 들었는데, 전공 교과서 용어가 외계어처럼 느껴질 때가 제일 좌절스럽단다. 90분 경기 뛰는 것보다 50분 앉아있는 게 더 힘들다고 농담처럼 말하지만, 그 눈빛엔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서려 있었다. (솔직히 공부와 운동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는 게 말처럼 쉽겠나?)
점심시간: 꿀맛 같은 식사와 빨래 부대의 하루
점심 식사 시간, 식당에서 만난 그들은 엄청난 식사량을 자랑한다. 하루 소모 칼로리가 일반인의 두 배가 넘으니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숟가락을 놓기가 무섭게 그들은 기숙사로 향한다. 오후 훈련 전까지 주어진 짧은 자유 시간, 그들은 밀린 빨래를 하거나 잠깐이라도 눈을 붙이려 애쓴다. 1분 1초가 아까운 꿀맛 같은 휴식 시간이다.
오후 3시: 태양 아래서 시작되는 진짜 승부
해가 가장 뜨거운 오후 3시, 그들은 다시 그라운드에 모인다. 팀 전술 훈련과 실전 감각을 익히는 연습 경기가 이 시간에 집중된다. 주말 경기를 앞둔 주중 훈련은 실전을 방불케 할 정도로 치열하다. 감독님의 호루라기 소리에 맞춰 땀방울이 비 오듯 쏟아지고, 운동장은 그들의 거친 숨소리로 가득 찬다.
2시간 남짓한 팀 훈련이 끝나고 다른 학생들이 저녁을 먹으러 갈 때, 이들은 다시 웨이트 트레이닝장으로 향하거나 운동장에 남아 부족한 개인 기량을 갈고닦는다. (이때가 제일 힘들단다, 몸은 천근만근인데...)
밤 9시: 모두가 잠든 시간, 그들의 하루는 끝나지 않았다
어둠이 짙게 깔린 밤 9시, 기숙사 불은 하나둘 꺼지지만 그들의 하루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야간 훈련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팀 훈련에서 부족했던 전술을 복습하거나 개인별 기술 훈련, 그리고 부상 방지를 위한 마사지와 스트레칭까지 마치고 나면 어느덧 밤 11시가 훌쩍 넘는다.
차가운 샤워 소리와 함께 그제야 그들의 긴 하루가 마무리된다. 침대에 눕자마자 기절하듯 잠드는 그들. 내일 아침이면 다시 반복될 고단한 일상이지만, 언젠가 꿈의 무대에 설 그날을 그리며 그들은 매일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하고 있었다.
대학 축구선수의 하루는 마치 좁은 틈새를 뚫고 피어나는 꽃과 같다. 강의실이라는 좁은 틈과 그라운드라는 거친 환경 속에서, 그들은 매일 땀과 눈물이라는 물을 주며 자신의 꿈을 키워나가고 있다. 비록 지금은 거칠고 힘들지라도, 그 노력이 언젠가 화려한 꽃으로 피어나길 진심으로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