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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때까지 나름 지역에서 알아주는 에이스 소리 듣고, 스카우트 제의 받아서 부푼 꿈을 안고 대학 축구부(U리그)에 입단했거든. 동계 훈련까지만 해도 '음, 할 만하네' 싶었는데, 막상 시즌 개막하고 첫 경기 딱 뛰는 순간 뇌정지가 온 거야. 분명 내 눈앞에 공간이 있어서 패스를 주려고 했는데, 발을 떠나기도 전에 상대 수비수가 가로채 가버리더라고. (이게 대체 무슨 일인가 싶었지)
이게 단순히 기분 탓이 아니야. 작년 축구계 기술 보고서 같은 걸 보면, 고등 리그랑 U리그의 평균 경기 템포 차이가 수치상으로도 꽤 난다고 하더라. 특히 공을 소유했을 때 상대가 압박해 들어오는 속도가 고등학교 때보다 거의 1.5배는 빨라진 느낌이랄까? 고등학교 때는 공 잡고 한 번 주위 둘러보고 패스해도 통했다면, 대학에서는 공이 오기도 전에 다음 플레이를 판단해 두지 않으면 그냥 잡아먹히는 거야. 나도 처음에 이거 적응 못 해서 벤치 신세 좀 졌었지.

피지컬, 이건 또 다른 장벽이더라
템포도 템포인데, 진짜 문제는 몸싸움이었어. 고등학교 때는 기술로 어떻게든 제칠 수 있었던 애들이, 대학 오니까 무슨 바위 덩어리 같더라고. 2~3살 많은 형들이랑 부딪히면 내가 그냥 튕겨 나가. 헬스장에서 무거운 거 많이 든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였던 거야.
대학 선수들은 단순히 근육만 많은 게 아니라, 90분 내내 그 빠른 템포를 유지하면서 몸싸움을 버티는 '실전 압박 훈련'이 되어 있거든. 어떤 대학 통계를 보니까, 신입생 선수들이 시즌 초반에 가장 많이 겪는 부상이 햄스트링이나 발목 쪽인데, 이게 다 급격히 빨라진 경기 속도랑 거칠어진 몸싸움을 몸이 못 버텨서 생기는 거래. (나도 발목 좀 뼜었지)
그렇다고 너무 절망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결국 시간문제거든. 나도 반년 정도 죽어라 고생하니까 조금씩 눈이 트이고 몸이 반응하더라.
그럼 도대체 어떻게 적응해야 할까?
먼저, 무작정 벌크업(근육량 늘리기)만 하겠다는 생각은 버려야 해. 몸만 커지면 오히려 둔해져서 대학 리그의 빠른 템포를 못 따라가거든. 대신 순간적인 힘을 쓰는 파워 트레이닝이랑, 균형을 잡는 코어 운동에 집중해야 한다. 부딪혔을 때 안 넘어지는 게 기술보다 중요할 때가 많으니까.
그리고 플레이 스타일을 완전히 바꿔야 해. 공 잡는 시간을 최대한 줄이는 연습. 고등학교 때처럼 화려한 드리블로 다 제치겠다는 생각은 잠시 접어두고, '원터치', '투터치' 패스로 경기를 쉽게 풀어가는 법을 익혀야 한다. (이게 진짜 대학 축구에서 살아남는 핵심이다)
대학 축구라는 무대는 고등학교 때 쌓아 올린 탑을 일단 무너뜨리고, 바닥부터 다시 벽돌을 쌓는 과정인 것 같다. 지금 겪는 템포 차이나 피지컬 장벽은 내가 못나서가 아니라, 더 단단한 탑을 쌓기 위해 거쳐야 할 필수적인 과정일 뿐이다. 조급해하지 말고, 매일 팀 훈련이랑 개인 피지컬 훈련을 묵묵히 소화하다 보면 어느새 대학 리그라는 거친 바다에서도 멋지게 파도를 타는 나를 발견하게 될 거다.